봄꽃 놀이의 백미, 남도 꽃길을 따라
차를 타고 남도로 향해 ‘꽃비’를 맞으러 떠나보자. 4월 초는 늦은 매화와 이른 벚꽃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순천 선암사에서 출발하여 쌍계사 벚꽃길을 거쳐 섬진강에 이르는 100리 벚꽃길은 우리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꽃길이다.
부지런히 가서 만나자! 늦은 매화와 이른벚꽃
순천 선암사는 꽃이 곱기로 유명한 사찰이다. 여염집 정원처럼 곱게 가꿔진 조붓한 정원 안에는 600년 넘은 매화나무가 있다. 일찍 피어 일찍 지는 매화를 놓친 이들은 선암사 봉정으로 가면 된다. 꽃이 많은 선암사는 ‘화훼사찰’이라고도 불린다. 백 매화 두 그루에 사시사철 서로 나서는 아름다운 꽃나무가 화사한 절집이다.
북적이는 벚꽃터널 하동 화개~쌍계사 10리 벚꽃 길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4㎞ 거리의 10리 벚꽃길은 아예 하얀 터널이다. 벚꽃 축제가 열리는 4월 초, 이맘 때는 사람이 워낙 많이 몰려, 차가 막히고 북적거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길임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가능하다면 평일, 오후보다는 오전에 조금만 서두르면 한결 편안하게 이 길을 즐길 수 있다.
섬진강 100리 벚꽃길
하동에서 구례를 잇는 19번 국도는 100리 벚꽃길로 불린다. 섬진강을 끼고 달리는 굽이굽이 벚꽃 천지다. 이 길을 잘 아는 이들은 구례군청 앞에서 문척교를 건넌 후 문척면~간전면~남도대교로 이어지는 861번 지방도의 벚꽃을 귀뜸해준다. 쌍계사 10리 벚꽃 길에 비해 훨씬 덜 붐비는 것도 장점이다.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서산 개심사
국내에서 가장 벚꽃이 늦은 곳이다. 서울이 4월 중순이면 개심사는 5월15일이나 돼어야 벚꽃이 핀다. 다른 지방 벚꽃이 다 지고 난 다음에야 개심사의 벚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개심사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푸른 빛이 도는 청벚이 있다. 아름드리 청벚나무에서 다른 벚꽃보다 훨씬 큰 꽃이 피어난다. 난분분하는 꽃잎은 엄지손가락 마디만큼이나 큼지막하다.
오랜 벚나무의 정기가 어우러진 완주 송광사
순천 승주 송광사가 아닌 완주 송광사다. 순천 송광사처럼 크고 유명한 사찰은 아니지만 이곳을 아는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절로 꼽힌다. 절 입구까지의 약 2㎞의 꽃길에는 수령 50년 이상의 벚나무들이 늘어서있다. 주변지역 사람들에게만 알려져 있을 뿐이라 잘 호젓한 꽃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진달래 사이 피어나는 금산 산벚
푸른 숲에 박혀 피는 산벚의 자연스러운 고풍스러움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금산 서대산과 천태산 사이에 있는 군북면 보광리와 산안리, 제원면 신안리. 해마다 4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산벚꽃이 핀다. 꽃잎은 새끼손톱만큼이나 잘고 작은데 그 화사함이 또 남다르다. 산벚은 군락을 이루지 않는다. 분홍 진달래 사이에서, 갈색 느티나무 옆에서 돋보이는 흰 벚꽃의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이다.
검은 고목에 피어나는 운치 영암 월출산 벚꽃
월출산 바로 아래 영암의 벚꽃이 아름답다. 목포에서 영암으로 이어지는 2번국도가 영암 학산면 독천에 이르면 벚꽃길이 시작된다. 영암읍내 곳곳에 핀 벚꽃까지 모두 합하면 약 25㎞ 거리다. 일제 때 심은 수령 70~80년 이상의 벚꽃길 1㎞가 이어지는 읍내 꽃길이 가장 아름답다. 고목에 피어나는 꽃은 적으나 검은 고목에 핀 꽃의 운치는 독특하고 고아하다.
여행작가들이 가장먼저 꼽는 곳 진안 마이산 벚꽃
벚꽃으로 가득한 탐방로가 2㎞가 넘게 이어진다. 수많은 여행 작가들이 ‘우리나라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곳’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곳이다. 다른 지역보다 개화가 조금 더디어 벚꽃을 놓친 이들에게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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