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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부간에 주고받은 편지내용

cowboy 2016. 9. 12. 17:54




며느리의 편지내용


아버님 어머님 보세요.
우리는 당신들의 기쁨조가 아닙니다. 나이들면 외로워야 맞죠. 그리고 그 외로움을 견딜줄 아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고요. 자식 손자 며느리에게서 인생의 위안이나 기쁨이나 안전을 구하지 마시고 외로움은 친구들이랑 달래시거나 취미생활로 달래세요. 죽을 땐 누구나 혼자입니다. 그 나이엔 외로움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고 나이들어서 젊은이 같이 살려하는게 어리석은 겁니다. 마음만은 청춘이고 어쩌고 이런 어리석은 말씀 좀 하지마세요. 나이들어서 마음이 청춘이면 주책바가지인 겁니다.


늙으면 말도 조심하고 정신이 쇠퇴해 판단력도 줄어드니 남의 일에 훈수드는 것도 삼가야하고 세상이 바뀌니 내 가진 지식으로 남보다 특히 젊은 사람보다 많이 알고 대접받아야 한다는 편견도 버려야합니다. 나이 든다는 건 나이라는 권력이 생긴다는게 아니라 자기 삶이 소멸해 간다는 걸 깨닫고 혼자 조용히 물러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몇개월에  한 번을 하든, 1년에 한 번을 하든 아니면 영영 하지 않아도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세요~ 그것 가지고 애들 아빠 그만좀 괴롭히세요!  이번 명절에 애들 데리고 몰디브로 여행가니까 내려가지 못해요.  그렇게 아시고 10만원 어머니 통장으로 입금해 놓았으니 찾아 쓰세요........


시어머니의 답장 편지 내용..
고맙다. 며느라...
형편도 어려울텐데 이렇게 큰돈 10만원씩이나 보내주고..이번 명절에 내려오면 선산판거 하고 요 앞에 도로 난다고 토지 보상 받은돈 합해서 이번  명절선물로  3남매 에게 나누어 줄려고 했더니.... 바쁘면 할수없지뭐 어쩌겠냐? 둘째하고 막내딸에게 반반씩 갈라주고 말란다. 내가 살면 얼마나 더살겠니?... 여행 잘 다녀오거라. 제사는 이 에미가 모시마....


그러자 곧바로 보내온 며느리 답장 내용

헉,~~!  어머니~~ 친정 부모님한테 보내는 메세지가 잘못 갔네요.ㅠㅠ
친정에는 몰디브간다고 하고서 연휴 내내 시댁에 있으려고 했거든요 헤헤^^;; 어머님!! 좋아하시는 육포 잔뜩사서 내려갈게요   항상 딸처럼 아껴주셔서 감사해요~
p.s  오늘은 어머님께 엄마라고 부르고싶네요. 엄마 사랑해요♡♡♡



시어머니 마지막 답장...

며느리 보아라  니가 세상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것 같구나 우리는 절대로 너희를 기쁨조로 생각한적도  없거니와  가끔 너희가 인상 찌푸리며 마지못해 집에 왔다가면 며칠씩 기분이 상하고 짜증이 난단다 이제는 금요일만 되면 너희들이 올까봐 걱정하고있다는 사실을 눈치 못챘다면 그 아둔하고 답답한 네 머리를 애들이 닮을까 두렵구나


며느라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라 인생은 60부터란 말도 모르냐 우리는 외로울 틈이없다 조선팔도 맛집 찾아 다니기 바쁘고 세계 유명 명승지 다니느라 너희들 생각할 틈도 전화받을 겨를도 없단다 시애미 전화 기다리지 말거라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을 잊지 말거라 너희도 가정이 있으니 이제는 우리한테 행여나 기댈 생각일랑 아예 말아라.


애 맡길 생각은 아예 생각지도 말고... 니들 자식이니 니들이 키우는것은 당연한것 아니냐 살던 집과 재산은 우리가 쓰고 남으면 누구든  우리부부에게 즐거움을 주는자가 있다면 남겨줄 것이고  아니면 사회환원 하기로했다  죽을때 혼자인것 모르는 사람도 있다드냐 너나 잘 새겨 명심하고 늙어서 니 자식한테 부담주면서 주책 부리지나 말거라


그리고 참 너희 결혼식때 보태준 일억은 그냥 준것이 아니고 차용해 준것이니 조만간 상환계획서 작성 금년말까지 은행금리적용 원리금 상환하기 바란다 분명히 말하건데 앞으론 명절이니 제사니 핑계로 우리집에 와서 행여 유산이나 챙기려 한다든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려는 환상은 버리는것이 좋을것이다.


우리는 이미 너희들이 결혼할 때 부터 이제 자식이 아니라 사돈이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단다.   이번 명절은 남미로 여행 가기로 했으니 그리알고... 참 네 통장에 5만원 송금해 놀테니 찾아서 명절이나 잘 쇠거라 며느라  너 역시도 지금 이 순간 늙고있다는것을 기억해라..
세월은 잠시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