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 심청 의 혼이 담긴 백령도 심청각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빨간 옷을 입고 '대~~한민국' 을 소리 높여 외치며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모습
을 보고 외국 사람들은 한국인의 높은 가치관을 상당히 부러워 했다고 들은적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열정 보다도 외국인들의 눈에 더 높이 비춰진 한국인의 장점은 바로 효(孝)의 사상이라고 한다. 어버이
의 은혜를 잊지 않고 봉양하는 효 사상은, 한자 문화권 에서는 대체적으로 볼 수 있는 문화 이지만 우리
나라의 효사상 만큼 특별한 곳도 드물다고 한다. 이웃나라 일본이 효보다 충(忠) 을 더 앞세우는 것에 비
해 우리나라는 충 보다도 효를 앞세워 인간의 자연스런 감성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때문이다. 단지 시절
이 변해감에 따라 우리의 효 사상도 점점 열정을 잃어가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긴 하지만..말이다. 여기 우
리나라의 효를 대표하는 사람중에 한사람이 바로 심청이가 아닌가 한다. 효녀 심청을 주인공으로 한소설
"심청전" 은 작자, 연대 미상의 고소설인데 원래 판소리 열두 마당 중의 하나인 심청가를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대 히트 친 영화의 시나리오를 소설로 꾸민 것이라고 보면 거의 맞을듯
싶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80여종이 넘는 이본(異本)과 판소리 심청가가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심청전을 좋아했는가를 알 수 있다.
심청전은 설화를 극화한 것으로 원래 황해도 지방에 전해 내려오던 설화가 이곳 백령도까지 전해진 것이라
고 하는데 정확한 고증을 통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근래 심청전의 배경설화, 형성과정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시도되어 심청전의 무대가 이곳 백령도라는 사실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백령도와 북한의 장산곶 사이에 인당수가 보이는곳에 세워진 심청각)
심청각은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와 심청이 환생했다는?
연봉바위 등 백령도가 심청전의 무대였던 사실을 기리기 위해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동시에 내려다 보이
는 곳에 심청각을 건립하여 전통문화를 발굴.계승함과 아울러 "孝"사상을 함양하고, 망향의 아픔을 가진
실향민에게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달래주며, 심청전에 관련된 판소리,영화,고서 등과 심청전의 내용을 극
화한 모형물도 전시하고 있다.
(▼ 심청각 앞마당 인당수가 바라다 보이는곳에 세워진 효녀 심청상)
심청전의 줄거리는 웬만한 연륜이 되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심청은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눈먼 장님인 아버지가 젖동냥을 해서 키웠는데 아버지 심학규가 몽은사 주지에게 쌀 300석을 시주하면 눈을 뜬다
는 말에 덜컥 시주약속을 하고 고민하는 것을 심청이 알고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하여 공양미 삼백석
에 팔려간다는 내용이다. 그 효녀 심청이가 치마폭을 뒤집어쓰고 뛰어든 인당수 (印塘水)가 바로 백령도 심청각과
북한의 장산곶 중간에 있습니다.
그리고 백령도의 남쪽에는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 용궁에 갔다가 타고 나온 연꽃이 조류에 밀려 떠내려 왔다는
연화리(連花里)라는 마을과 그 연꽃이 걸려 있었다는 연봉(蓮峯)바위가 있어 백령도가 심청의 고향이라는 설화의
내용을 어느정도 사실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면 여기서 잠깐,.. 심청은 과연 소설 속의 가공인물일까요?, 아니면 실제로 있던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일까요?
먼저 심청의 고향은 황주 도화동이 아니라 전남 곡성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홍장 이라는 이름의 아가씨와 눈이먼
아버지 이야기인데 심청전의 스토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만, 곡성에서는 그 홍장이 심청이라고 주장하며
매년 심청 축제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와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전의 이야기의 앞 부분은 같습니다. 여기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는 하지요.
그런데 바닷물에 빠진 심청이가 연꽃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상인들이 배에 있던 비단으로 심청을 꽁꽁 묶어
바닷물에 빠뜨렸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바다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조류를 타고 황해도 덕돔포라는 포구에 떠밀려
가서 임금이 아니라 그 고을 원님의 아들과 혼인을 하고 잔치도 임금이 베푼 것이 아니라 원님이 열어줘서 아버지를
만난다는 내용인데. 제법 아귀가 맞는것 같지 않나요.?ㅎㅎ
어쨌든 심청이 빠진다는 인당수가 여기 있고 스토리에 나오는 지명들이 모두 이곳에 있으니 소설의 무대가 이 곳
임은 분명한것 같다. 백령도 두무진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북녘 땅의 장산곶이 보이는데 인당수는 그 사이 두무진
에서 약 1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곳을 말한다. 백령도 주민들은 이곳을 인당수 또는 임당수라 부르며 분단되기
전 고기잡이 하던 어부들은 이곳이 물살이 세고 험한 곳이어서 항시 주의 하였다고 한다. 북쪽과 서쪽에서 흐르는
조류가 만나 서루 부딪치는 곳으로 소용돌이를 이루는 이런 곳에 배가 들어갔다가는 물살에 휘몰려 침몰되기 일쑤
였겠지요. 작년 천안함 인양때 를 기억해 봐도 이곳이 물살은 엄청 센곳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목숨을 내걸고 무역
을 하는 중국 상인들 에게는 바다의 신에게 간절히 빌 필요가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가 지금 추측하는 것보다 바다
항로는 훨씬더 안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100척의 배가 바다에 떳다하면 그 중 15척에서 30척 정도는 파손하거나 침
몰할 정도였다고 하니 인당수를 지날 때는 살얼음을 걷는 듯 조마조마 했을것 입니다. 그리하여 이 곳에서 인륜의
근본이며 우리의 자랑스런 효사상 의 표상인 심청이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팔아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제물이 되
어 바다에 몸을 던졌을 거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는 현장인 것입니다.
과연 물에 빠진 심청이는 살아났을까요? 또 다른 심청전처럼 몸에 감은 비단 때문에 해변으로 떠내려 살아왔다면
좋겠지요.. 그건 심청이의 비극적인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소박한 민중들의 바람 이겠지요. 그 바람은 더욱 커져서
물에 빠져 죽은 심청을 용궁에서 어머니를 만나게 하고 연꽃으로 부활시켜 이승으로 돌아오게 한 다음 최고의 권
력을 가진 임금의 부인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만나 눈을 뜨게 하고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게 합니다. 실제
로는 물에 빠져 죽었지만 민중의 소망 속에서 다시 부활한 것입니다. 그런 민중의 꿈이 사실처럼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의 바다에 한 송이 연꽃처럼 떠 있는 바위 이름을 연봉바위 라고 이름 짓습니다. 백령도민들은 심청이 탄 연꽃
이 처음으로 떠내려 온 바위를 연봉바위라 하고 그 연꽃이 닿았던 마을을 연화리 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령면 남
포2리에서 남쪽인 대청도 방향으로 약 3km떨어진 곳에 위치한 연봉바위는 봉우리 두개의 작은 섬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위에서 보면 마치 연꽃모양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물론 헬기도 없고 날이흐려 확인하진 못했지만...한편 이 바
위 주변은 고기가 잘 잡히는 낚시터로 유명하며, 재미있는 사실은 인당수 부근의 물이 연봉바위 쪽으로 흐른다는것
입니다. 그러니까 인당수에서 떠내려오는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하여 조수를 따라 이 곳 연봉바위에 걸렸다는 가설
이 세워 질만 합니다. 또 마을 앞에 연당(蓮塘)이라는 긴 연못이 있어 '연꽃이 많이 피는 못'이 있는 곳이라고 연지동
(蓮池洞)으로 불리어오다 지금의 연화리로 개칭되었다고 합니다.
심청각 주변에 1953년에 설치되었던 대포인데, 지금은 퇴역하여 모두 신무기로 대체되었고
이건 안보 전시용으로 설치 해놓은것 이랍니다
심청각 우측에 위엄 있게 서있는이 탱크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안개가 자욱해서 장산곶이나 인당수를 보지 못한게 좀 아쉽지만,
백령도는 원래 안개가 이렇게 자주 낀다는 군요
연꽃은 불교의 상징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꽃이지요. 이 꽃은 더러운 진흙탕에서 아름답게 꽃피는 속성처럼 불행한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효녀 심청의 부활을 시킨 민중들의 정신은 오랫동안 판소리로 소설로 이어왔던거죠
이런 효녀 심청의 전설과 민중의 꿈을 바탕으로 백령도에서는 1999년 인당수와 장산곶이 내려다보이는 가장 가까운
진촌리 북쪽 산마루에 심청각(沈淸閣)을 세워 민중 속에 널리 퍼진 효녀 심청을 기리게 되었다네요. 심청각은 백령도
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백령도를 찾은 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백령도가 품어낸, 아버지에 대한 사랑
이 절절히 묻어 나오는 심청의 전설을 효사상의 거울이 되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자료참조 : 한국관광공사)
심청각
인천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1
032-880 - 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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