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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안중근의사 기념비 이렇게 초라해서야.....

cowboy 2010. 12. 26. 06:30

여행 이틀째, 블라디보스톡 역을 보고 난 다음으로 나베르슈나야 해변을 찾았다..이곳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여름이면 비키니를 입은 시민들이 바캉스를 즐기는곳이다..지금은 철썩이는 바닷물이 방파제와 육지의 담벼락에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나베르슈나야 해변과 면하여 아르바트 거리가 있다 .아르바트거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인사동거리 같은 의미의 거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날씨때문일까.? 아침 일찍이라서 일까..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가 없다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거리를 본따서 만들었다지만...너무 썰렁하고 한적하다.


 아르바트거리라 해서 큰 기대감을 가지고 갔는데...ㅎㅎ생각보단....그렇다. 이내 버스에 올라 돌아서 나오는길에 예쁜 러시아 정교회 건물이 보여서 찰칵!~

 

 다시 시내로 돌아와 블라디보스톡 시내에서 가장 큰 러시아 정교회를 둘러본다 . 이건물은 정교회옆에 있는 교회인데..연관이 있는듯.

이것이 블라디보스토크의 정교회 본건물이다...러시아 정교회란, 러시아의 자치교회.동방교회 중에 최대의 교세를 갖는 교회인데,현재 러시아에서는

그루지아 정교회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국내 정교회를 관할하에 두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에 대한 그리스도교 전교는 여러 교회에 의해 일찍부터 이루어졌으나 공식적인 그리스도교의 수용은 1889년 키예프 공국블라디미르 대공에 의해 실현되었다. 블라디미르에게 세례를 준 것은 비잔틴제국 교회였으며, 그 이후 러시아는 그리스도교 문화를 도입, 비잔틴 제국의 동방 정교 문화가 러시아 문화의 기반이 되었다. 그리하여 정교회러시아 국교가 되었고 콘스탄티노플 총주교 아래서 키예프의 주교를 중심으로 번영했다.

이곳에서도 인증샷 한컷 찍고,...

 

다음으로 찾은곳은 연해주 신한촌으로, 그곳에는 다음과 같은 기념비가 서있었다.

 

"이곳은 고려인의 옛터전으로 선열들의 얼과 넋이 깃들고, 한민족의 피와 땀이 어려 있는 곳으로, 1910년 일본에 의하여 국권이 침탈당하자 국내외 지사들은 신한촌에 결집하여 국권회복을 위해 필사의 결의를 다진다.  성명회와 권업회 결성, 한민학교 설립, 신문발간, 13도의 군창설 등으로 민족의 역량을 배양하고, 1919년에는 망명정부(대한국민의회)를 수립하여 대일항쟁의 의지를 불태웠던 곳으로,..그러나 한민족은 1937년 불행하게도 중앙아시아에 흩어지게 되고 신한촌은 폐허가 되었다. 이에 해외 한민족연구소는 3·1독립선언 8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재러·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며, 후손들에게 역사인식을 일깨워 주기 위하여 이 기념탑을 세운다."

 

이 글귀는 1999년 8월 15일 신한촌기념비가 세워짐과 동시에 한국 사단법인 해외한민족연구소에서 작성한 문구이다. 뿔뿔히 흩어져야 했던 한민족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오는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글귀이다.

 

가운데의 가장 긴 비석은 대한민국의 남한,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고려인을 상징하며 둘러싸고 있는 작은 비석들은 해외동포들을 상징한다. 우리 민족이 하나되는 컨셉으로 세워졌단다. 러시아의 경제공황 이후 많은 한인들은 우수리스크로 이주를 했다고 한다.

현재 우수리스크에는 3만명 정도의 고려인이 코리아 타운을 중점으로 거주하고 있으며, 블라디보스톡에는 약 1000명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일정이 짧아 우스리스크 까지 가보지 못하는것이 못내 아쉽기만하다.뺏겨버린 땅, 연해주. 그곳에서 고려인들은 그들만의 터전을 닦고 있었다.

 

기념비 뒷쪽으로 고려인들의 옛터전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 들이 들어서 있다. 

 

발길을 돌려 민족의 역사적 영웅인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찾았다. 전면에 보이는것은 연해주주립의과대학교 건물이다. 블라디보스톡에 왜 안중근 의사 기념비가 있지? 처음엔 좀 의아했다. 안중근 의사애국 활동 중 가장 중요한 시기(1907~1910)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여기에 와서야 알았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하기 직전 머물던 곳이 바로 블라디보스톡 이다. 이에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동양 의학의 발전과 우호적인 관계를 위하여 블라디보스톡  주립의과대학교 안에 안의사 기념비를 세운 것이다.  가이드 왈 "누군가는 안중근 의사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라서 의과대학에 기념비를 세웠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그 말을 듣고 처음엔 웃음이 터졌지만,그것도 잠시... 기념비를 본 순간.. 갑자기 서글퍼진다. 그 넓은 땅덩어리에서 너무나 초라한 모양새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념비의 모습에..말이다. 우리에겐 역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영웅인 그런분의 기념비인데...

기념비를 둘러싼 벽에 협정서 라고 붙어있는것을 보니 그리 오래전도 아닌 2002년에 서울 보건신학연구원과 블라디보스톡 주립의과대학과의 국제적 협력에대한 협정서라고 되어있던데 기왕에 안중근의사를 기념할거라면, 세울때 좀 보다 품위있게 세웠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다가온다. 언잰가 누군가는  기념비답게 새로 세워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위의 두가지 외엔 안 의사의 흔적은 더이상 있지 않았다.. 씁쓸함을 뒤로 하고 교정을 걸어나온다..

 눈쌓인 주립의과대학 교정앞의 가로수 들은 이러한 한국인의 마음을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