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전라도

[전북여행]-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 남원 노봉마을의 - 혼불 문학관

cowboy 2012. 4. 29. 06:30

"혼불"의 배경지 남원 노봉마을의 - 혼불 문학관

 

 

국악의성지 를 떠나 전북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들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에

있는 최명희의 혼불 문학관, 새벽부터 내리는 비는 그칠줄 모르고 계속해서 추적거린다

버스에서 내려우산을 얻어쓰고 돌계단과 나무계단이 함께 놓여있는 문학관으로 올라

간다.

 

 

솔직이 독서를 잘 안하는 편이라 아직 혼불을 못읽어 봤다 아...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혼불을 좀 읽어 볼걸..

계단 오른쪽 언덕으로 솟대가 세워져 있고 계단옆에는 조팝나무 꽃이 만발해 있어 우중 이지만 나름 운치가

있고 아름다웠다..“혼불문학관”은 소설의 주요 배경지인 이곳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에 2004년 10월

 20일에 개관 되었다고 한다.  다녀온후에야 비로소  혼불에 대해 이곳저곳을 뒤져 공부를 해본바 이렇다.

 

 

소설 "혼불"은 1980년 4월에 시작하여 1996년 12월 완간한 소설로 17년 동안 한 작품만 쓰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최명희 작가의 소설로 1930년대 남원을 배경으로 몰락해가는 양반가의 며느리 3대의 이야기를 통해 힘

겨운 삶과 모습과 정신세계를 그린 작품으로 90년대 최고의 소설이다..

 

 

1930년대 남원시 매안 이씨 집안의 삼대 종부(宗婦)를 커다란 축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는, "혼불"

청상의 몸으로, 다 기울어져 가는 이씨 집안을 힘겹게 일으켜 세우는 청암부인, 그리고 허약하고 무책임

하기가 이를 데 없는 종손 강모를 낳은 율촌댁, 그리고 그종손 강모와 결혼한 효원이 최명희의소설 혼불

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이다.

 

 

이들이 전통사회의 양반가로서 부덕을 지켜내는 보루로 서 있다면, 그 반대편엔 치열하게 생을 부지하는 하층민

거멍굴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개되고 있다. 특히 양반계층을 향해 서슴없이 대거리하는 옹골네와 춘복이, 당골네인

백단이가 강력한 자기주장으로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에는, 부모품에서 나고 자람의 출산의례생일의례, 자라서 부모품을 떠나는 혼례, 그리고 자연의 힘으로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상례와 마지막 조상을 섬기는 제례까지 너무도 치밀하게 기록해둔 그녀의 혼불은 우

리시대 민간신앙의 백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전라도의 토속어와 판소리를 절묘하게 이야기로 풀어감으로써 우리문화와 정신을 혼으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소설, 시, 수필과 같은 문학작품 안에서 작가가 구사하는 사투리는 작가가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써온 방언으로 그 지역의 정취와 지역민들의 성격, 당시 시대상황 등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특히 작가는

전문적으로 언어를 다루는 사람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방언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방언에서 사용되는 어휘

에 대한 감각이 남다르며, 비교적 정확한 표현을 제시한다.

 

 

최명희님은 1947년 음력 10월 10일 전북 전주시 경원동에서 아버지 崔成武(1922-67)씨와 어머니 許妙順 (1927-96)씨

의 2남 4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최명희님은 자신의 소설에서 묘순이라는 실명의 주인공을 등장시키기도 하며 혼불의

효원 또한 허씨부인이다.

 

 

관향은 삭녕(朔寧)이며, 부친의 본향은 전북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560번지 노봉마을 이다. 제적등본에는 이곳에서

출생한 것으로 기재되었으나, 가족의 증언에 의하면 그의부친당시 전주로 분가하였고, 최명희님은 전주에서 출생

했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일본 동경교대로 유학을 갔던 당대의 지식인 이었고, 어머니는 전남 보성군 삭녕 최씨 종부와 동향이며,

득량면 출신으로 재야의 사상 철학자이자 한학자인 許晥의 장녀이다.

 

 

 

20세기 말 한국문학의 큰 획을 그은 대하예술소설 "혼불"은 우리 문학계에 생태문학이라는 또 다른 영역과 현대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펼쳐 보였다. 그런가 하면 박제화되어가는 우리 민속 문화를 생생하게 복원, 재현하였다. 게다가 국어사전

시집처럼 읽었던 최명희님은 "혼불"에서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운율을 살려 모국어의 감미로움과 미려함, 풍성함을 돋

이게 하여 찬탄을 자아내었다.

 

 

 

 

 

 

 

 

 

 

문학관주변으로 물래방아도 있고 폭포도 있으며 철철이 각양각색의 꽃이피는

대체적으로 참 아름다운 경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꾸불꾸불한 길을 "혼불"과 함께 한 식경 정도 걷노라면 최명희님의 내밀한 속삭임이 들려오는 듯하다.
즉 소설 "혼불"이 한국의 정서문화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남원은 바로 그 주무대이다.

 

 

토지의 박경리, 혼불의 최명희 등 근대에 와서 이런 훌륭한 작가들이 없었던들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은

상당수 실종되었을 것이며, 일제의 오랜 침탈로 인하여 우리의 풍습과 전통문화가 잊혀져간 전래동화로 전락

할 우려가 있었을 것이다. 감히 우리의 정신을 다시 일깨워주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남겨준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