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강원도

방망이로 두들겨 맞으며 애주가 속 풀어주는 황태이야기

cowboy 2011. 2. 8. 06:30

겨울은 추워야 제맛 이라지만  날씨가 급강하 하면서 매서운 동장군이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꽁꽁

묶어 놓고 있다. 거센 바람까지 합세하여 그야말로 뼛속까지 파고드는 살을 에는 바람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고성의 거진항과 양양의 솔비치 1박2일간의 출사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미시령터널

빠져 나오다가 용대리 황태덕장에 잠깐 들러 명태들의 변신 장면을 담아 봤습니다. 

 

동해와 러시아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이 명태들은 강원도 산골의 차가운 바람과 눈을 견뎌내며 얼었다

녹았다 를 반복하며 자연건조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시원하고 단백하며  맛좋은 황태로 거듭나게 되는것이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는 척박한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없었던 마을 주민들이 60년대 초부터 동태를 말려 황태로 만들어

겨울철 농한기소득을 올려 생계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용대리는 영하 23도까지 내려가는 낮은 온도와 골을 타고 흐르는 바람이

휘돌아 지나가는 곳에 위치해있어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마을이기에  황태덕장으로는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덕장을 돌아보는데 2단으로 되어 있는 덕대에 인부들이 올라가 2인 1조가 되어 빠른 손놀림으로 동태를 걸고 있다.

순식간에 동태가 걸린 덕대를 차곡차곡 밀어 붙이는 모습은 달인에 가까워 보인다.

 

황태 덕장에 걸리는 동태들은 대부분 북태평양 먼 바다에서 잡히고 있는 명태로 원양어선을 타고 속초항이나 거진항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3월부터 인부들의 손을 거쳐 내장과 따로 분류되어 냉동실에 저장 되었다가  겨울이 되면 용대리 황태덕장으로 실려와

12월~4월까지 눈 비를 맞으며,얼렸다 녹였다 를 반복해서 건조과정을 거치면서 청정 자연이 만든 황태의 맛은 담백하며 부드럽고

영양만점인 황태로 변신해 황태 해장국과 황태구이 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60년대에는 마을에 2개정도의 덕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30여 세대가 관리하는 6~7만평 정도나 된다고...

마을 주민들 대부분 황태덕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국에서 나오는 황태의 60~70%가 이곳에서 나간다고 보면 맞는다.

추워야 할 수 있는 작업이라서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에 부지런히 해야 하는데 인부도 부족하고, 작년에는 시세가 좋았는데,

올해는 어획량이 줄어든데다 가격도 많이 오르고 인건비도 비싸서   별 재미는 없을것 같다고 한다.

 

좋은 황태를 고르는 방법을 육안으로는 고르기가 참 힘들다고 ... 중국에서도 황태를 만들어 내는데 국산과는 영 맛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삼한사온이 있기 때문에 3일 동안 얼었다가 4일 동안 녹고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질 좋은 황태가 되는데,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영하 27도 이상인 기온에서 겨우 내내 얼었다가 봄이 되면 녹으면서  건조되기 때문에 황태의

 

질과 맛은 전혀 다르다고 한다. 또한, 우리는 봄에 황사가 오기 전에 황태를 모두 거둬 창고에 보관하거나 전국에 판매가 되는데

중국은 동태가 녹을 무렵 황사가 붙어 마르기 때문에 중국산은 요리를 하면 흙냄새가 나기도 한단다. 비가 오면 덮어주고 눈이 오면

털어주기도 하는데. 자칫 방치해 두면 눈이 녹으면서 물이 생겨 썩거나 맛이 변하게 되기도 한다.

 

황태는 방망이로 두들겨 패야 부드럽게 되므로 이래저래 속상한 여인네들의 쌓인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제격이다. ㅋㅋ

사정없이 두들겨 팬 황태는 조각조각 찢어서 파 숭숭 썰어 두부와 콩나물을 함께 넣어 끓인 후 마지막에 계란을 풀어 만든

황태해장국으로 남편의 쓰린 속을 달래주는 너그러운 아내의 모습을 보여주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황태덕장을 한참동안 구경하다보니 슬슬 배가 고파온다.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오늘 점심은 황태구이로 먹고 싶다..

용대리 백담사입구 에 위치한 '할머니황태구이' 로 들어갔다. 4명이서 황태구이를 시켰다. 1인분에 9,000원씩이다.

순두부가 서비스로 나온다.

 

이집은 개인적으로 몇번 왔던곳이다. 2~3년전 산악동호회 회장시절 설악산 등반을 하면서 회원들과 단체로 몇번 왔었고,

올해만도 벌써 두번째이다. 지난 신년새해때 친구들과  왔고, 이번에 다시...이집의 구이맛에 반해서다... 아주 부드럽고 단백한맛이

일품이다. 

 

 

이집은 특히 가정에서 황태구이를 해먹을수 있도록 양념을 한

상태로 진공포장을 하여 판매를 하기도 한다.

 

용대리 백담사입구에서 백담사방향 600여m 가면 왼편에 있다.

033-462-3990